나는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가?

많은 junior들에게 인생의 목표가 뭐나고 물어보면 딱부러지게 자기 목표를 얘기하지 못한다. 얘기를 못하는 것인지 아님 안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목표가 불분명한 것은 확실하다. 성공의 척도를 얼마나 돈을 벌었는가, 어떤 지위를 얻었는가로만 따지는게 속물같지만 불분명한 것보다는 그 어느 하나라도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자기목표에 대해 대답을 못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돈이야 명예야?"라고 물어보면 열명의 아홉명은 둘다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현실은 절대로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Ask hg)


두산그룹 모 모임에 초청받아 참석한 적이 있다. 거기에서 몇 몇분들과 인사하면서 후에 mailing을 하다가 그분께서 나에게 해주신 말씀이 있다.

"삶의 가치라는 것은 xx씨 인생의 의사결정을 해나가는 데 판단기준으로서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말씀하신 다양한 경험과 조화는 의사결정의 판단기준으로 보기에는 매우 불명확한 보편적 미덕이라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IB와 대기업에 또는 IB와 컨설팅에 동시 합격하였을 경우 무슨 기준으로 선택을 하시겠습니까조직 내에서 Leading 그룹이 되기 위해서는 해외 주재원 코스가 필수적이고 이미 제안이 왔는데와이프가 절대 반대한다면 어떠한 결정을 내리겠습니까?"


요즘 일어나는 것들이 나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한다. 사실 이 고민이야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따라다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 내가 너무 괴로울 것 같다.

창업 이후로 풍족하게 살았던 기억이 없다. 나 자신이 가진 것은 얼마전 바닥이 났다. 이것도 누구에게는 풍족할 수 있지만 난 그 동안 모아왔던 동전들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먹는 삶이 바람직하다고 보지 않는다. 내 여자친구 하나 아껴줄 수 없을만큼의 재정적 능력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져서, 나 하나 조차 챙기기 쉽지 않아서 괴로웠다.

더 잘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대로 살다간 정말 몇 년뒤에 내가 무엇이 되어 있을지 두렵다.

...

본론으로 들어가자.

20살 이전의 나의 삶을 정한 책들이 있다. 삶을 살아가는데 이정표가 된 책은 강헌구 교수가 쓴 <아들아, 머뭇거리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그리고 비즈니스를 하는 나의 삶에 중요하게 작용했던 책들은 최인호의 <상도>, 루 거스너의 <코끼리를 춤추게 하라>와 많은 기업가들의 서적들.

나에게 공부를 해야겠다는 motivation을 제공해주고, 공부를 해야하는 보다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해주었고 내가 처음으로 먼 미래에 해보고 싶은 것이 생겼던 때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난 중학교 시절에 경영경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인연이 나를 그 꿈에 가까워지게 만들었다. 신소재공학을 전공하게 되지 않고, 포항공과대학교를 가지 못하게 되면서 지금의 내가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살아온 10대를 기억하기에, 학교를 세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산업공학, 경영학을 공부하고 컨설팅이라는 업을 접하면서 management에 대한 생각을 넓혔고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게 되었다. 학계에 남아 있을 것도 아니고, GPA와 같은 척도에도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난 내가 할 수 있는 한 많은 것들을 해보면서 내 삶에 대해서 많이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과일나무를 심었다고 심은 바로 다음해부터 열매가 열리는게 아니듯이 career path도 시간이 걸리고, 그사이에 과일나무처럼 비바람도 견디고 땡볓도 받고 그래야 제대로된 열매가 열리는것과 너무도 비슷하다. 오늘 무슨옷을 입고 나갈지를 결정하는게 아니라 십년후 이십년후에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상황에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내가 잘하지 못하는 것과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들의 이유가 무엇인지,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들은 무슨 이유에서 그렇게 결론을 내렸는지를 다시 곰곰히 생각하면서 열매를 맺어가는게 더 낫지 않을까. 30대 후반이 되어서 일을 잘하게 되고, 경험도 쌓아지면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지만 그때에도 자기 사업을 하지 않는 경우라면, 그때는 제 3의 선택 기준에 의해서 자신의 일이 정해진다. 바로 '남들이 보기에 내가 잘할거 같은 일'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resume가 그 사람을 나타내는 척도가 되는 것이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Ask hg)


내가 Start-up 생활을 하면서 여기에 더 큰 가치를 느끼게 된 이유는, 정확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여기서 하는 모든 일은 자신의 가치에 바로 반영된다는 것. 하지만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risky 한 것을 두려워하기에 쉽게 창업에 도전하지는 않는다. Start-up은 막막하다. 학교에서 배우는 경영학은 big firm들을 대상으로 한 얘기뿐이었지, 언제 작은 기업을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 가르쳐 준 적이 있는가? 

또 옆길로 샜다. 

결국 이런 현상 때문에 한국에서는 절대적으로 자신의 미래 운명은 제 3자에 의해 결정되기 마련이다. 세상은 수많은 중소기업에 의해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차근차근 대학얘기를 다시 해보자. IBer와 Consultant와 같은 professional들에게 물어보아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물어보아도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면 공학이나 인문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한다. 사실 중등교육과정을 거쳐보아서 알겠지만, 거기서 배우는거 세상에 나가면 전혀 쓸 일이 없듯 대학교육과정도 실 생활에서 적용할일은 없다. 물론 technical한 업무를 하는 경우는 제외하고 말이다.

대학에서 4년 남짓 배우는 그런 학문이 왜 중요할까를 생각해보면 학문 그 자체에서 얻는 지식보다는 사람의 다양한 측면을 다루는 방법이나 사례에 익숙해지는게 나중에 도움이 된다고들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Ask hg) 

이미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그 시절의 나는 이렇게 살았을까? 나 자신은 지식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1) 흐름을 느끼려고 노력할 것, 2) 성적에 연연하여 재수강과 같은 것을 하지 말 것이라는 목표를 세웠으나 정작 본인의 중요한 무기인 3) 성실함을 놓쳤던 것 같다. 흐름을 느끼려면 성실함이 필요한데... 겉으로는 resource 부족이라고 하지만 궁극적인 원인은 나태함이었다.

젊은 친구들의 career plan을 들어보면 '무슨 일을 하고, 무슨 industry를 경험하고 싶고, 언제까지 뭐가 되고'하는 그런 구체적인 '경로'를 얘기하는데 인생을 몇개의 signpost로 나눠서 그걸 달성하는 것으로 목표에 다다르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서 어떻게 할건지를 정하는 것도 목표를 정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어떻게'는 지구력, 순발력 그리고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게 '창의력'이라고 생각한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Ask hg) 

하하, 이것이 나의 급소를 찌르는 critical 한 지적이었다. 난 내가 학회 recruiting에 많이 참가했지만 정작 나 자신에 대한 recruiting에는 실패한 듯 하다. 남들에게 하는 질문이 정작 나 자신에게 했을 때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그것만큼 나쁜 면접관도 없겠다. 

난 내 나름대로의 career 목표를 B2B/B2C에 나누어 heavy industry와 consumer product 업에서 일해보려고 했었다. heavy industry는 strategy & planning 쪽으로 consumer product는 marketing에서 라는 role에 대한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난 어떻게 도달할지를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대충 인맥으로 뚫을 수 없을까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실생활에서 요구되는 창의력은 흔히들 얘기하는 out-of-box thinking이니 boundless imagination이니 하는 그런 수준까지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저 남들보다 약간 앞서서 생각하거나- 이도 창의력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왜냐면 일반사람들이 거의 비슷한 시점에 비슷한 깨달음이나 아이디어를 내기 때문에 그보다 앞선다면 이도 상당한 강점이다. 

같은 이해의 수준에서 다른 각도에서 해석하는 정도만 되어도 남들에게 뛰어난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런점에서 '생각의 탄생'이라는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그렇게 되면 '무엇'을 이루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Ask hg) 


창의성... 창의성이라는 것. 가까우면서 참 멀다. 주어진 문제해결능력은 있는데, 어떤 문제를 직접 찾아서 해결하는 것. 세상에 존재하는 불편함/문제점들을 기발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이란 참 어렵다. 결국 내가 원하는 career 상의 목표를 얻으려면? 지구력, 순발력 그리고 창의력이라고 했다. 지구력은 꾸준함, 순발력은 빠른 판단능력 밑 움직임 그리고 창의력은 적절한 문제해결능력이 아닐까?

사실 아무것도 없는 zero-base 에서 가치를 만들고 business plan을 세운다는 것이 그러한 일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사람을 만나고 사람과 네트워킹하는 것이 사업에 있어서는 하나의 꾸준함이 될 수 있으며, 화가나고 괴로워도 일에 전념하는 것이 꾸준함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순발력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예상치 못한 issue를 제기할 수 있는 능력이 창의력이다. 

이제 이런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하면 되는 것이다. 그들이 느낄 수 있게.

무언가 열심히 적었다. 난 생각을 어찌 되었던 글로 적으면서 정리를 해야 하는 스타일이다. 조용한 강의실에서 홀로 큰 칠판에 나의 생각을 적어놓고 멀리서 지켜보다가 문득 번쩍하면서 생각을 떠올리고 생각을 정리하는 스타일이다. 

이제 추석이다. 많은 분들이 연휴를 만끽하고 있지만, 나에게는 더욱 바빠질 일정뿐이다. 또 하나의 큰 산인 병역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는 아마 계속 긴장하고 살고 있을 것이다. 안 그래도 요즘 연예계가 뜨겁던데...

Posted by 힐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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